퀴가를 만든 이유 — 거꾸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느 저녁, 서커스컴퍼니 크루의 거실이었습니다. 아이가 태블릿을 안고 와 말했습니다. “이거 무료래! 같이 하자.” 스토어에는 분명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무료 게임 · 광고 없음.’
몇 판 지나지 않아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판마다 끼어드는 영상 광고, 이기려면 돌려야 하는 뽑기, ‘무료’라더니 어느새 떠 있는 결제 창. 그리고 아이 눈보다 먼저 화면을 가리던 어른의 손. 게임과 콘텐츠를 만들어 온 우리조차, 매번 그 손이 늦을까 조마조마했습니다.
왜 — ‘무료, 광고 없음’이라는 말은 자주 거짓이었습니다
기분 탓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아이들이 실제로 드나드는 ‘무료 웹게임’ 화면을 직접 캡처해 봤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나빴습니다. 온 가족이 하는 보드게임 바로 옆에 성인용 게임 광고가 붙고, 로딩 화면의 절반을 배너가 둘렀습니다.

연구도 같은 말을 합니다. 5세 이하 어린이가 쓰는 인기 앱의 95%가 광고를 품고 있다는 조사 결과(미시간대학교, 2019)가 있습니다. 오해는 말아 주세요 — 게임이 나쁜 게 아닙니다. 마작도 퍼즐도 블록 쌓기도 좋은 놀이입니다. 문제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둘러싼 환경이었습니다.
‘무료’라는 약속이 광고 시청으로, 광고가 결제 유도로, 결제가 다시 뽑기로 이어지는 구조. 우리는 그 구조를 아이 옆에서 계속 지켜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 더하는 대신, 빼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꾸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다들 무언가를 더할 때, 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광고 0 · 뽑기 0 · 숨은 결제 0 · 아동 데이터 판매 0 · 설치 0 · 강제 가입 0. 퀴가(Quiga)의 여섯 가지 0은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설계 원칙입니다.
광고 대신 집중을, 과금 대신 신뢰를.
말은 간단했지만 과정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서울 스튜디오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했습니다. 장보기 놀이 하나를 두고도 ‘다섯 살이 설명 없이 시작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몇 번씩 다시 그렸습니다.

원칙은 하나씩 자리를 잡았습니다. 설치와 가입을 빼니 링크 하나로 3초 안에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반응 속도가 아니라 판단력이 이기는 규칙을 찾으니, 5세와 75세가 같은 판에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각자 제 화면을 들여다보는 대신, 한 화면에 최대 5명이 모이는 쪽을 골랐습니다.

재미와 배움에 국경이 없도록 51개 언어를 처음부터 함께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은 화면 밖에서 더 치열했습니다.

가장 정직한 심사위원은 크루의 아이들이었습니다. 재미없으면 3초 만에 내려놓는 심사위원 앞에서, 우리는 여러 번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 뺀 자리에 채운 것들
광고를 뺀 자리에는, 처음 글자를 만나는 아이를 위한 배움을 채웠습니다. ‘배워봐 한글’과 ‘배워봐 알파벳’은 쓰기 · 읽기 · 발음을 처음부터 다루고, ‘풀어봐 수학’이 그 옆을 지킵니다. 한국어 단어 2,800개와 영어 단어 1,000개 — 전부 무료입니다. 광고 없는 첫 배움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퀴즈와 생각 게임은 매주 새로 더해집니다. 5세부터 75세까지 같은 규칙으로, 한 화면에 최대 5명이 함께, 51개 언어로 — 설치도 가입도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그럼 뭘로 운영하나요?” —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답은 단순합니다. 광고와 뽑기 대신, 원하는 분만 선택하는 멤버십으로 운영합니다. 가격은 화면에 적힌 그대로이고, 숨은 결제는 없습니다. 느리더라도 이 방식이 가족에게도 우리에게도 오래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저녁, 아이와 — 혹은 부모님과 — 한 판 어떠세요. quiga.io에서 설치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퀴가를 만들며 하는 고민은 퀴가 블로그에도 계속 기록하고 있습니다. 화면을 가리는 손 대신, 함께 웃는 저녁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